김정숙 여사, 영화 ‘칠곡 가시나들’ 관람…“어머니 생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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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말씀, 마음 무거워…해결되지 않은 것 많아”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이 끼던 가락지를 빼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손에 끼어준 후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3.3/뉴스1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자신이 끼던 가락지를 빼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손에 끼어준 후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3.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한 후 영화에 출연한 할머니들의 자손들과 대화를 나눴다.

5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4일) 오후 3시30분부터 6시까지 예술영화관 ‘필름포럼’에서 김재환 감독의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했다.

이 영화는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소소한 기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고 부대변인은 “이 자리는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으로서의 삶에 관심을 가지며 신구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관람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 여사는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또한 여자인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다”며 “특히나 오늘은 영화 속 주인공인 할머니의 자손들이 함께하게 돼 가족임에도 알지 못했던 세대 간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한 박금분 할머니의 손녀 김미정씨(31)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할머니가 글을 모르신다는 걸 몰랐다”라며 “그런데 지금은 시도 쓰고, 책도 내고, 영화까지 출연하시는 걸 보니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가수를 꿈꾼다고 밝힌 곽두조 할머니의 손녀 최희진씨(26)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 크며 할머니 노래를 참 많이 들었다. 그저 노래를 잘하시는 줄로만 알았지, 꿈이 가수인지는 몰랐다. 당당하고 쿨한 할머니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남편 이야기를 많이 했던 강금연 할머니의 딸 오정희씨(49)는 “예전에는 공과금만 와도 당황해하셨는데 한글을 배운 이후에는 책이나 편지도 읽어주시며 기뻐하신다”라며 “영화를 통해 제가 알던 엄마를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엄마의 진짜 마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여성 2인조 밴드 ‘바버렛츠’는 영화 주제곡 ‘가시나들’을 불렀다. 또 강 할머니의 딸 오정희씨와 손자 김혜인군은 강 할머니가 직접 지은 시 ‘영감이 없네’와 ‘국수’를 낭송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할머니들께서는 교복 입은 여학생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하셨다. ‘가시나’라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도 없었고, 당신의 이름을 걸고 표현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라며 “여성으로서 험난한 시대를 사셨던 이분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고 김 여사는 깊이 공감했다.

김 여사는 “사는 기 와 이리 재밌노”라는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며 “앞으로도 이런 어르신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손자와 같이 공부하며 세대 간 장벽을 허무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를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대 간 간극을 메우는 일이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께서 반지를 준 사연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이용수 할머니께서는 별것 아니라며 지금껏 대통령께 너무 고맙고, 앞으로 고생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반지를 건넨다고 하셨다”라며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며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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