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자 자임’ 文대통령 왜 실패했나? 인적쇄신론 ‘고개’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5일 10시 42분


북미회담 이틀 전, ‘신한반도체제’ 발표
“서훈·강경화·조윤제 등 외교안보라인 문책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3.4/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3.4/뉴스1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못한 채 결렬된 것과 관련, ‘중재자’를 자임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실패’에도 눈길이 쏠린다.

북미정상회담 결렬후 나흘 만인 4일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우리는 양국(북미)이 대화를 계속해나가기를 바라고 양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이번 북미회담에서의 ‘중재 실패’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청와대는 2차 북미정상회담 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미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말만 계속해 왔다.

이를 국민들은 우리 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미국 등과 물밑 대화를 통해 중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중재 실패’의 한 원인으로 ‘정보 부족’과 ‘오판’을 들고 있다.

우선 청와대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북미회담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한편,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에 있어 우리 역할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는 ‘신(新)한반도체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라며 “지금 한미동맹,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모두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라고까지 말했다.

결국 이날 문 대통령이 발표한 ‘신한반도체제 구상’은 북미회담 성공을 전제로 속도감있게 남북 경협,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문제 등을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었지만, 회담 결렬로 무색하게 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었거나 상황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정부 내 외교안보라인 인적 구성원들의 제대로 된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 협상 전략을 우리 정부가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관련 강경화 외교장관을 비롯해 조윤제 주미대사,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뒤따라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비외교채널에서 협상에 대한 정보와 상황 지원을 해야할 서훈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인사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3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하노이 회담에서 실제로 어떤 대화가 오고갔고, 어디에서 매듭이 꼬였는지, 하노이 회담의 상황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하는 상황이다. 바둑으로 치자면 복기해야하는 단계”라면서 “각급 채널을 통해 (지난달) 27~28일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면밀한 진단을 하는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