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공연에 불꽃쇼까지’ 축제 한마당된 국군의 날 행사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일 2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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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병력과 장비 등을 동원하는 군사 퍼레이드가 생략돼 ‘북한 눈치보기’ 논란을 불러왔던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장병들을 위한 축제 한마당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시민들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저녁 시간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은 다채로운 행사들로 꾸며져 이전과 차별화된 모습으로 신선함을 선보였다.

1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은 ‘세계 속의 대한국군’, ‘미래를 준비하는 국군’, ‘한반도의 평화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국군’, ‘70년 동안 국가 및 국민과 늘 함께한 국민의 국군’을 주제로 열렸다.

기념식에 앞선 식전행사에서 국군의장대와 국방부 군악대대 ‘전통악’ 공연이 진행됐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의장대 소속 의장대는 절도 있는 모습으로 단합된 국군을 표현했고, 군악대대는 풍물놀이와 사자춤 등을 선보였다.

식전행사가 끝나고 육·해·공군 의장대와 사관생도들이 도열한 가운데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입장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함께 광장에 울려 퍼진 예포 21발의 포성이 본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정경두 국방장관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국군·유엔 참전용사, 일반 시민 등 3500여명이 광장을 중앙에 두고 객석을 가득 채웠다.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B로 이뤄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서울 상공을 굉음을 내며 날았다. 블랙이글스의 서울 시내 야간비행은 처음이다.

애국가 제창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인 가족의 선창으로 참석자들 모두가 함께 불렀다.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에 이어 ‘국민과 함께한 국군의 70년’을 주제로 오프닝 영상이 상영됐다.

문 대통령은 육군 8사단과 9공수여단, 공군 작전사령부, 해군 교육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에 부대표창을, 최병혁 육군 중장(5군단장)과 신재성 해군본부 대령, 션 버크 한미연합사 대령(육군), 최용훈 공군 8전투비행단 중령, 이영길 해병 원사, 이미숙 군사편찬연구소 서기관 등 6명에게는 개인표창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제 우리 군이 한반도 평화의 맨 앞자리에 서야 할 때”라며 “힘을 통한 평화는 군의 사명이며, 평화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강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병들이 절도있는 동작으로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고, 형광색 상의를 입은 장병들의 화려한 태권무와 곡예와 같은 격파 등을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국군의 미래 전투수행체계를 소개하는 순서도 있었다. 영상으로 공군의 미래 전력인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스텔스 전투기 F-35A 등이 소개됐다. 해군의 미래 무기체계인 무인 수상정·잠수함 등도 등장했다.

육군 장병들이 레펠을 이용해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으로 하강해 긴급 작전을 벌이는 모습을 연출하고, 육군 보병부대에 적용되는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장병들과 기동바이크, 소형전술차량, 지휘용차량, 경정찰로봇, 다목적무인로봇, 폭발물제거로봇, 드론 등이 등장했다.

군 복무 중인 가수 겸 배우인 옥택연 상병이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고, 기동바이크를 이용해 광장에 모습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기념식의 피날레는 가수 싸이가 장식했다. 2008년 6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일병 계급장을 달고 공연을 했던 싸이는 10년이 지난 올해 출연료 없이 축하공연에 나섰다.챔피언과 강남스타일, 예술이야 등 자신의 대표곡 3곡을 부르는 동안 행사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마지막에는 의장행사와 태권도 시범, 미래 전투수행체계 시연을 펼친 장병들 모두 광장으로 나와 즐거움을 만끽했다. 어둠이 완전히 깔린 밤하늘에는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졌다.

국방부는 1998년 5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5년 주기로 병력과 장비 등을 동원해 시가행진을 벌이는 등 무력을 과시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도 현무-2 계열 탄도미사일, 현무-3 순항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 타우러스·슬램-ER 공대지미사일 등은 전시하고, 사거리 800㎞의 현무-2C 탄도미사일도 처음 공개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로 무력을 과시하기보다 국군의 날의 주인공인 장병들을 위한 축제로 진행됐다. 90분 간의 행사는 저녁 시간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며, 전 국민이 시청할 수 있었다.

기념식을 직접 본 시민들은 이전과 다른 국군의 날 행사에 어색해 하면서도 주인공인 군인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 데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회사원 박모(37)씨는 “국군의 날 행사 준비하느라 군인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주인공인 군인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남북 관계를 고려해서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고 하는데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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