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안희정 너마저도…盧 전 대통령 ‘정치하지 말라’ 말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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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6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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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동아일보DB
사진=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동아일보DB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6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안희정 너마저도…”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달라도 괜찮은 정치인이라 생각했었는데 안희정에게 정치하지 말라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씀이 문득 떠오르는 아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조 대표가 언급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유일한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에 관한 책 ‘강금원 이라는 사람’에 담겼다.


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취임 몇개월 후 강 전 회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게 어떤가”라고 말했다. 강 전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안희정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다음날에도 안 지사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보다 못한 강 전 회장이 ‘그러지 말아라. 내가 도와주겠다’며 안 지사를 위로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안 지사에게 ‘정치하지 마라’고 한 이유는 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해서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후배들이 정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보인 안 전 지사가 정치를 하면서 부닥칠 난관을 우려해 만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안 전 지사를 포함해 이광재, 윤태영 등 참여정부에 관여했던 이들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한편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하며 “가해자는 내려놓을 게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참담하고 충격적이다.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결코 정치적 공방거리로 소비해서도 안 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폭력을 고발한 피해자를 향해 왜 지금이냐고 물어도,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도, 의도를 묻고 해석을 하는 것도 폭력이고 잔인한 2차 가해다. 피해자를 향한 관심이 아니라 피해자를 지키기 위한 연대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투는 폭력에 대한 고발이다. 참고 참다가 마침내 터져 나온 마지막 구조신호와도 같다”며 “우리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평화당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폐기를 비롯해 8개 법안을 당론으로 정했다”며 “용기 있게 ‘미투’(Me too)에 나선 피해자 여러분, 두려워하지 말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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