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일꾼’ 김성혜, 김여정 그림자 수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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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2002년 방북때 수행… 2013년 장관급회담 실무대표 맡아

9일 한국을 찾은 김여정 곁에는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53·사진)의 모습이 시종일관 눈에 띄었다. 김 부장은 북측 경호요원들처럼 김여정의 지근거리에서 그림자 수행을 했다.

김성혜는 북한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대남 일꾼’ 중 한 명이다. 1965년생으로 김일성대 출신으로 알려진 김성혜는 “매우 똑똑하고 달변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제15, 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석했다. 2006년에는 6·15 남북 당국 공동 행사의 보장성원(안내요원)으로 활동했고 이듬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측의 특별수행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성혜는 우리 인사가 북한에 갔을 때 자주 전면에 나섰다. 이희호 여사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조문을 갔을 때 당시 개성에서 이 여사를 영접했다. 2012년 2월에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일행이 방북했을 때 영접과 환송을 맡기도 했다. 앞서 2002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평양을 찾았을 때는 3박 4일간 옆에서 근접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가 오자 곁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김성혜는 2013년 6월 9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접촉에서는 북측 수석대표로 나오기도 했다. 여성 관료가 수석대표로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당시 북측이 여성 대표를 내세워 ‘정상국가’임을 강조하고 체제 선전을 극대화하려고 김성혜를 내세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실무회담의 상대자가 바로 통일정책실장이었던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다. 천 차관은 9일 김여정을 비롯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왔을 때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영접을 나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성혜#김여정#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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