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상조치 내렸는데… 오전 ‘좋음’ 오후 ‘나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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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미세먼지 예보 절반만 맞아
예보센터 “中서 온 북서풍 늦게 불어”
환경부 “오전-오후 따로 예보 검토”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 오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세먼지는 좋음∼보통 수준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 하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날 예보와 달리 청명했다. 서울 강북구의 초미세먼지(PM2.5)는 출근 시간인 오전 8시까지 좋음 수준인 m³당 15μg을 기록했다. 그 외 지역도 낮 12시까지 보통 수준(m³당 50μg 이하)을 맴돌았다. 오후부터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나쁨 수준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미 비상저감조치 적용시간(오전 6시∼오후 9시)의 절반가량이 지난 뒤였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이 뒷면을 타고 들어오는 북서풍이 예상보다 늦게 불어왔다”며 “오전 6시부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발 미세먼지가 오후에야 도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비상저감조치 영역을 민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60∼7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처럼 빗나간 예보로 차량2부제나 조업 중단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임을 감안하면 정확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20년까지 한국형 예보모델을 개발할 예정이지만 정확도 80%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되 오전·오후로 나눠 예보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정부가 미세먼지를 30% 줄이겠다며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한 ‘컨트롤타워’가 유명무실하다고 15일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일환인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이행점검TF’가 “4개월째 별다른 성과도 없고 담당직원은 사실상 여러 업무를 겸임하는 사무관 한 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TF 관계자는 “부처 보고가 상시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설기구로 두지 않았다”며 “이제 부처들로부터 2017년 4분기 자체평가를 받아 이행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미세먼지#비상저감조치#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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