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새 영어 약칭이 ISIS? 테러단체 연상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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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안 논란]‘대외안보정보원’ 그대로 번역땐 ‘이슬람국가’와 같아 이미지 실추… 한글 약어 ‘정보원’ 두고도 뒷말

국가정보원이 국정원법을 개정해 18년 만에 조직 이름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는 방향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영어 명칭을 두고 국정원 안팎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외안보정보원을 영어로 그대로 번역하면 ‘International Security Intelligence Service’다. 영어 약자로는 ‘ISIS’. 공교롭게도 국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와 동일하다. ‘대외’를 ‘foreign’으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International’을 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 명칭인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꿔도 영어 약자는 그대로다.

ISIS라는 약어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 단어 ‘Service’를 다른 말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국내 정보기관은 1961년 설립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을 본떠 만들면서 중앙정보부(KCIA)로 명칭을 정했다. 1981년에는 ‘Agency’를 남기고 국가안전기획부(National Security Planning Agency)로 바꿨다. 이후 1999년 국정원으로 바꾸면서 국민에게 정보를 서비스하겠다는 뜻을 담아 ‘Service(봉사)’로 수정했다. CIA 등 다른 나라도 Agency와 Service 중의 하나인데, 한글 이름은 옛 정보기관명을 배제하면서 영문명만 ‘Agency’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국정원은 본보 문의에 “영어 명칭까진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글 약어도 고민이다.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법안에는 약칭을 ‘정보원’이라고 썼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의 정보관이 첩보 활동 시 포섭해야 할 대상인 ‘정보원(情報員)’이 떠올려진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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