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한미동맹 깨져도 전쟁은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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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 군사옵션 등 정면비판
“北-美 충돌땐 핵전쟁 번질 우려, 사드 때문에 한국 샌드위치 돼… 세컨더리보이콧 해봐야 영향적어”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사진)는 27일 “(한미)동맹을 맺는 게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인데 동맹이 전쟁의 기제가 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한미동맹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을 거론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특보’가 아닌 교수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미국이 군사 행동의 정치적 목표와 군사적 목표가 있는데, 지상군 투입 없는 군사 행동으로는 목표 달성이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또 “정치적 목표는 북한 지도부를 궤멸시키는 것이고, 군사적 목표는 북한이 갖고 있는 핵자산과, 핵시설 등의 무기를 완전 초토화시켜 없애버리는 것”이라며 “목표 달성이 어려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모하게 한다고 하면 인류에 대한 죄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제일 큰 위기는 북-미 간 우발적, 계획적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재래식보다 오히려 핵전쟁으로 발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해 “북한은 엄청난 적응력을 갖고 있다. 능사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서도 “(북한이) 중산층이 없으면 제재를 백번 해봐야 영향이 크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엄청난 핵무장력을 갖고 있는데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손학규 재단이사장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하에 대북 특사라도 파견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며 대북 특사를 제안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문정인#한미동맹#트럼프#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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