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집토끼 집중공략’ 효과 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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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박스권 지지율 탈피 조짐… 반기문에 오차범위 벗어나 앞서
제3지대 지지부진 반사이익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 안팎의 박스권 지지율을 탈출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촛불시위 국면에서 문 전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한 이른바 ‘집토끼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대선 레이스 1위 굳히기를 향해 전력질주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5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28.5%로 전주 대비 5.5%포인트 상승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전주 대비 3.1%포인트 하락한 20.4%에 그치면서 오차범위를 넘어 선두로 치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이 새로운 인물보다는 기존의 유력 후보로 쏠리고 있는 것이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당내 경쟁자들이 뚜렷한 지지율 확장성을 보이지 못하면서 일종의 쏠림 현상이 문 전 대표에게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제3지대 연합, ‘빅텐트론’ 등 정치권 재편 움직임이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정략적 이합집산’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국회 개헌특위가 출범했지만 대선 전 개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합 구상이 유권자들에게 좀처럼 ‘새로운 정치’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입국 등 긴박한 대선 변수가 잇따르는 1월 한 달 동안 문 전 대표 측은 정책 비전을 연이어 제시하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5일 ‘권력 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 좌담회’에서 청와대, 검찰·경찰,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신년 간담회 등을 통해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 사실상 공약에 준하는 정책 비전을 내걸어 지지층 확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문 전 대표의 행보는 12일 귀국하는 반 전 총장의 ‘세몰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 통합 행보는 계속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대선#선거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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