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문화계 블랙리스트, 허접스럽게 A4용지에 몇 백 명 이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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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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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 존재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퇴임 직전인 2014년 6월경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해 7월 16일 퇴임했다.

또 “리스트 이전의 형태로는 구두로, 수시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모철민 수석이나 김소영 비서관을 통해서 문체부로 전달이 됐었다”고도 발언했다.

그는 당초 자신이 처음 취임했을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문화예술인에 대해 포용하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3년 8월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 후에는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수시로 대통령이 약속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제재가 있었다며 당시 영화 ‘변호인’에 문체부가 투자한 것에 대한 지적, CJ에 대한 제재 등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또 “그 외에 순수 문화예술 쪽에서도 반정부적인, 그러니까 그들이 생각하기에 반정부적인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왜 지원을 하느냐? 왜 제재를 하지 않느냐라는 요구를 김기춘 실장이 직접, 또는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또는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을 통해서 다각도로 문체부에 구두로 전달을 했었다”고도 말했다.

이어 구두로 전달되던 이 같은 내용이 2014년 6월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블랙리스트’ 문서로 왔다며, “굉장히 허접스럽게 A4용지에다 몇 백 명 정도? 그 정도를 이름을 적어 온 (문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무수석비서관실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당시 모철민 수석과 김소영 비서관이 문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박준우 현 세종재단 이사장이 맡다 2014년 6월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 이어받았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통령정무수석실이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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