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 실형 선고받은 홍준표, 재판부 거듭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9일 17시 44분


코멘트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62·사진)가 거듭 재판 결과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노상강도’ 발언은 재판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홍 지사는 9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제 노상강도 발언은 법원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며 “1년 5개월 전부터 (본인이) 노상강도의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둔갑시켜 사건을 만들고 검찰과 법원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강도 편을 드는 것 같아 화가 나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8일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어제 판결문이 제대로 된 판결문인지 한 번 보라”고 재판부를 비판한 뒤 “실체적 진실과 잘못된 증거 채택 문제 등은 사법적 절차를 통해 다투고 누명을 벗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어제 판결로 정치 일정이 다소 엉켰지만 중도사퇴를 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도정 운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지사직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떼밀리는 것이 아니라) 정리가 되고 나면 내 발로 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이 확정되려면 1년은 걸릴 것이므로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다. 그런 기사는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나는 검사도 하고 당대표도 지내 상당히 힘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당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홍 지사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반기문(유엔사무총장)을 꽃가마 태우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는 것 아니냐. 내가 장애가 된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 새누리당 실세였으면 날 살려줬겠지”라며 허허 웃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