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딴지’에 대북규탄성명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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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 채택을 추진했으나 중국이 이 성명에 ‘한국에 사드 배치 반대’ 문구를 넣자고 요구하면서 합의가 불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안보리는 3일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된 후 긴급회의를 열어 대북규탄성명 채택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 반대’를 성명에 넣자고 주장하고, 이에 미국과 일본이 반대하면서 성명 채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안보리가 의장성명이나 언론성명을 채택하려면 15개 이사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위협을 구실로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성명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런 중국 측의 수정안을 거절했다. 미국 측은 안보리 회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중국 측의 요구는 부적절하며 북한에 완전히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보리는 발사 당일 성명 채택에 실패했고, 한·미·일 유엔 주재 대사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선에서 대응했다. 중국이 대북규탄성명을 사드 배치 반대와 연결시킴에 따라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발생했을 때 안보리의 규탄성명 채택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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