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방한… 3일 제재 동참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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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단호한 조치 환영 밝혔지만 中과 통상-금융 마찰 우려해 신중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 수장들이 3일 서울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돈줄 차단을 위한 논의에 나선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제재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6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자칫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다.

미국 재무부는 1일(현지 시간) 제이컵 루 재무장관(사진)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갖는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미 재무부가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제재에 한국을 동참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제재 조치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2010년 대(對)이란 제재에 나서면서 데이비드 코언 전 재무부 차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북한제재 전담 조정관 등이 잇따라 기재부 청사를 직접 방문해 이란 제재 동참을 강하게 촉구했다.

기재부 전직 당국자는 “중국과 전략대화를 앞두고 미국 재무장관이 굳이 2박 3일의 시간을 내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조를 무기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조치는 미국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지만 기재부 차원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G2(미국 중국) 간 파워 게임에 섣불리 발을 담갔다가 경제적 국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대북 제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지만, 통상 및 국제금융에서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미국#재무장관#방한#제이컵 루#데이비드 코언#로버트 아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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