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선 행보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짐짓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 총장에 앞서 경북 안동을 방문했던 문 전 대표는 28일에는 부산을 찾아 당원 및 지지자들과 금정산 산행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제 페이스(속도)대로 국민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권 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함께해 달라”고 했다. 2012년 총선 때 부산 사상에서 당선됐던 문 전 대표는 29일로 19대 국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야인(野人) 신분이 됐다.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사상구민에게 드리는 글’에서도 “더 이상 국회의원이 아니지만 이번에야말로 정권 교체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적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8월 말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중앙 정치와는 좀 거리를 두면서 지금처럼 조용하게 정중동 식으로 시민을 만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4·13총선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특강을 하며 ‘강연 정치’에 나섰다. 그는 2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경제 해법 찾기와 공정성장론’을 주제로 강연했다. 전날에도 경기 용인시 단국대에서 열린 전국여교수연합회 세미나에 참석해 같은 주제로 강연했다.
안 대표는 강연에서 “낡은 정치 바꿔 달라, 민생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게 국민들이 외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정치권이 부응하지 않으면 (대선이 있는) 내년에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는 빈부, 남녀, 교육, 지역 격차가 다른 분야의 격차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포함한 경제 문제부터 풀어야 다른 문제들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강연 후 반 총장의 행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좋은 업적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반 총장이 대선 후보로 부상하는 게 민의(民意)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하하” 하며 웃었을 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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