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해찬 공천, 생각할 사항 많아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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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공천 경쟁]
최대한 시간 끌며 불출마 압박… 李, 아랑곳않고 인근 지역구 지원
13일 4차 컷오프에 시선집중

11일에도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7명 중 관심은 단연 이해찬 의원(6선·세종)에게 집중되고 있다. 당내에선 “친노(친노무현) 핵심인 이 의원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이 의원 지역구인) 세종시 공천 문제는 여러 가지 생각할 사항이 있기 때문에 발표하지 않고 연기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생각할 사항’에 대해선 “시간적 여유를 갖고자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 종편에 출연해 “총선을 앞두고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한다는 입장인데 그 중심인물이 이해찬 전 총리”라며 “이 전 총리의 지금까지 당에 대한 역할을 존중하는 것과 별개로 선택의 시점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도 “이 전 총리는 시선 집중 인물인지라 여러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며 “이 문제는 공관위 기준을 넘어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이 의원의 거취는 전적으로 김 대표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에서 친노(친노무현) 핵심 의원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이 때문에 김 대표로서는 “양보다 질에 집중했다”는 설명을 할 수 있는 이 의원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최대한 시간을 끌며 이 의원이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하도록 하는 ‘압박 작전’을 펴는 듯하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본인이 결단하는 모양새가 가장 나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정밀 심사 대상도 아니었던 친노 진영의 전해철 의원에 대한 공천 결정을 보류한 것도 이 의원을 향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완강하다. 이 의원은 이날 박수현 의원(초선·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청양은 우리 할아버지가 계셨던 지역이라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세종시 출마뿐 아니라 인근 지역구 지원까지 하겠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도 있었다. 이 의원은 12일에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다. 압박하는 김 대표와 버티는 이 의원의 힘겨루기는 13일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종인#이해찬#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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