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이종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국회 정상화 막판 진통]
필리버스터 중단 수용 하루만에 “의총 결론 예단하기 어렵다” 발빼

중단 선언 미루고… 의총 참석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 선언 회견을 하려 했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의 반발로 의원총회가 열리게 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중단 선언 미루고… 의총 참석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 선언 회견을 하려 했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의 반발로 의원총회가 열리게 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우리 원내대표님 성격이 모든 사람한테 다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 아닙니까?”

더불어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일 오전 이종걸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무제한 토론) 중단 선언 기자회견을 연기하자 짜증이 난 듯 이렇게 말했다. 전날 이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비상대책위원들과의 논의 끝에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어 필리버스터 중단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8일째 이어진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이 원내대표는 오락가락했다. 지난달 23일 의원총회에서는 대다수 의원들이 “준비가 안 됐다”며 필리버스터에 반대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하루만 버티면 된다”며 밀어붙였다. 예상외로 지지층이 호응을 보이자 이 원내대표는 잔뜩 고무됐다. 지난달 28일 100시간을 돌파했을 때는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며 감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데다 당도 더 이상 지속하는 게 총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29일 심야 비대위에서 중단하기로 하자 이 원내대표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또다시 이 원내대표는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밀어붙였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의총(의원총회)이 예정돼 있다. 어떤 결정이 이뤄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내 강경파와 지지층의 중단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다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이었다.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호응이 좋으니까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며 “전략을 아는 분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국회#필리버스터#이종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