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더민주 탈당 “전화 한 통으로 명예 짓밟아…당이 밀실에서 ‘낙하산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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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29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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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탈당

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더불어민주당 전정희(초선·전북 익산을) 의원이 29일 당의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 탈당을 선언했다.

전정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은 컷오프 대상이라는 전화 한 통으로 저의 명예를 짓밟았다. 저의 정치생명에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독자적으로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전정희 의원은 컷오프 결과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재심을) 요구하면 그냥 컴퓨터 집계 오류 여부 확인만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확인사살 받을래, 그냥 수용할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며 “이게 과연 공당의 모습인지 아연했다”고 말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이었던 전정희 의원은 당이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에 대해 전략공천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당내에선 외부 영입인사인 김병관 비대위원의 전략공천이 거론되고 있다.

전정희 의원은 “전략공천관리위에서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음에도 불구, 당이 밀실에서 낙하산 공천을 결정한 것”이라며 “이게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는 공당의 모습이냐. 계파가 없다고, 초선이라고, 여성이라고 이렇게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아도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최악의 여론일 때, 많은 분들이 제게 탈당을 권했으나 60년 정통 민주당을 떠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더민주는 저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고, 현역 여성의원을 전략공천의 희생물로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정치인은 정당의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정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저를 버렸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국민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함께 극복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제가 믿고 의지하고 섬겼던 국민들과 전북 익산 시민들은 전정희를 붙잡아줄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전정희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는 출마한다”며 “국민의당에서 제의가 오면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 연락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정희 의원의 탈당 선언은 현역의원 컷오프 결과가 나온 이후 대구의 홍의락 의원(비례대표)에 이어 두 번째이다. 홍의락 의원은 지난 25일 탈당을 선언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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