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 서울 서초갑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일전을 벌이고 있는 조 전 정무수석과 이 전 최고위원이 15분 간격으로 경쟁하듯 마이크를 잡았다.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였다.
조 전 수석이 이날 오후 2시 반 먼저 단상에 섰다. 그는 “1976년 구반포로 이사 온 이래 서초는 지금까지 저를 키워주시고 저의 성장을 지켜봐준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름과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지역에서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건 정치가 국민의 위에 있다고 여기는 부끄러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 자신을 향해 제기된 ‘험지 출마론’을 거부한 것이다.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첫 내각의 장관으로, 대통령 정무수석으로 국정의 중심에서 소임을 다했다”며 “당정청을 두루 거치며 한 정권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진실한 사람들’을 뜻하는 ‘진박(眞朴)’ 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오후 2시 45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서초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점을 앞세워 “서초는 가장 앞장서 새누리당을 지지해주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수석을 직접 겨냥해 “법률 전문가는 (당에) 차고 넘쳤다. 이제는 경제통이 필요하다”, “연습 없이, 혼란 없이, 낭비 없이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뒤 서초갑에서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자신과 변호사 출신으로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조 전 수석을 비교한 것이다.
서초갑은 박 대통령의 측근인 조 전 수석과 ‘원조 친박’이었던 전 최고위원의 경쟁으로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최근 서초갑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날 조 전 수석은 친박(친박근혜)계인 강석훈 의원에게,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대변인인 신의진 의원에게 요청해 국회에서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 조 전 수석의 출마 회견 소식이 알려지자 이 전 최고위원은 부리나케 회견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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