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해외출장 부인 동행, 그럴만한 이유 있다, 골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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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복지 논란을 불러온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을 향한 비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 논란을 빚은 여객기 비즈니스석 탑승과 미국 출장에 부인이 동행한 것에 대해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며 반박했다. 다만 미국 출장 중 평일 골프에 대해서는 “사려 깊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하면서 접대골프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 외 함께 골프를 친 두 사람은) 제가 접대를 해야 할 입장에 있어 사비로 (그린 피) 400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2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크게 세 가지 주제의 글을 올렸다.

먼저 무상복지 논란과 관련해 “무상복지에 대한 정책 논쟁을 개인에 대한 비난 논쟁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한 분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복지 논쟁은 한국사회에 닥칠 거대담론인데 이를 아이들 밥그릇 운운하며 얄팍한 감성에 기대는 기대 이하의 논쟁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썼다. 이 대목은 경남도청으로 찾아와 자신과 논쟁을 벌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염두에 두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상식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가진 지도자라면 이성을 갖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봐야 한다”며 “또 이 문제를 여론조사만으로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짜 주겠다는데 반대하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에서 무상급식 찬성 의견이 높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주장.

홍 지사는 “냉철한 이성으로 국가나 지방의 재정능력을 감안해서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릴 문제라고 본다”며 “그런 후에 성의를 다해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출장에 부인이 동행한 것에 대해 쓴 글에서는 “저는 정치를 시작하고 난 뒤 해외 장거리 단독출장 시에는 대부분 사비를 들여 집사람과 같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해외에 친지가 있을 때는 반드시 집사람을 사비로 대동한다. 선출직들 부인들은 평상시나 선거 시 후보자들보다 더 고생하는데 해외출장 시에는 혼자 훌쩍 가버리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에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 가서 각자 볼일을 보면 되는데 굳이 눈치 보느라고 불편하게 혼자 다닐 필요는 없다”며 “같이 나가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과 진배없이 마음에 안정을 갖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가 있고 일의 능률도 더 오른다. 또 사비로 가기 때문에 시비 걸릴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외국의 경우 부부동반출장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그 반대”라며 “과거와 달리 해외여행자유화가 된 지금 이부분도 이제 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세 번째, 지난 18일 경남도청에서 문재인 대표와 ‘무상급식 회동’ 후 여객기를 타고 상경하면서 이코노미석을 이용한 문 대표와 달리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비행기 비지니스석은 공무원 출장 여비규정에 따른 것이지 피곤해서 탄 것은 아니다”면서 “그것이 비난의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나도 이코노미를 타는 ‘정치쇼’ 기술을 좀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쾌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국내 비행기 비즈니스석은 마치 특권층이 타는 것으로 몰아가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며 “긴급히 예약할 때는 비즈니스석만 비어있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평일 오후 골프는 잘 못 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다만 미국출장 중 금요일 오후에 골프를 했다는 것은 사려 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집사람 외 두 분은 경남도의 농수산물수출을 도와주는 분들로 제가 접대를 해야 할 입장에 있어 제가 그 비용 400달러를 사비로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지사가 되고 난 뒤 이분들의 도움으로 FOX사와 글로벌테마파크 MOU도 맺었고 경남농수산물 LA수출도 무려 20배나 늘었다”며 “무보수 명예직인 경남도의 통상자문관으로 자원봉사해주는 이분들은 참 고마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평소 같으면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일과성해프닝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무상급식과 관련을 지어 비난을 하다보니 일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진영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좀더 사려 깊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출국한 홍 지사는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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