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회의에 간 北외무상 “美 선제타격 할 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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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회의-인권이사회 첫 참석… 케리 美국무 “北 수만명 노예생활”

“우리는 미국의 핵 위협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면 선제 타격도 가할 힘이 있다.”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3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일촉즉발의 핵 화약고인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훈련으로 전례 없이 전쟁 발발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가 군축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처음으로 참석해 “탈북자 신동혁의 거짓 증언에 기초한 북한인권조사위(COI) 보고서는 전부 날조”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 외무상은 이날 “올해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신년사를 되풀이한 것으로 국제 여론을 의식한 홍보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겨냥해 “북남(남북)대화와 관계 개선 기회는 이미 지나갔으며 오직 힘의 대결에 의한 최후의 결판만 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평통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들어 비난했다.

이 외무상은 47개 인권이사회 이사국과 최대한 접촉하면서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 저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가 3월 서울에 개설하려는 북한인권사무소도 저지 대상 가운데 하나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도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과 탈북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지난해 인권이사회에 직접 참석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수행 중이어서 남북한 외교 수장의 정면충돌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서는 수만 명이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고 김정은은 자신에게 반대하거나 충성하지 않는 사람을 마구 처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유엔회의#북한#존 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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