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부동산법 불어터진 국수,우리 경제 불쌍” 野 “또 남탓”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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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작년 연말 국회를 통과한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했다. 국회에서 제 때 통과가 안 돼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동산 3법도 지난해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그것을 비유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걸 그냥 먹고도 우리 경제가, 부동산이 힘을 내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되고 집 거래도 늘어났다”며 “그러면 불어터지지 않고 아주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참 불쌍하다. 그런 불어터진 국수 먹고도 힘을 차린다”며 “그래서 앞으로는 제때에 그런 것을 먹일 수 있도록 중요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된지) 1년이 넘은 것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다 힘을 합해 통과를 시키고 우리도 더욱 노력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부동산 3법을 국회가 보다 일찍 처리했다면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경기회복에 보다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여전히 ‘남 탓’하는 박 대통령을 보는 국민은 절망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은혜 대변인의 현안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비유요, 무책임한 현실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회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책임전가 발언이자, 스스로 경제무능정권임을 자백하는 발언”이라며 “지난 2년 동안 국정을 이끌어온 대통령께서 경제가 처한 현실을 이렇게 몰라도 되는 것인지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3법 덕택에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미친 전세값’에 속이 바싹 타들어가는 세입자들을 두 번 울리고, 구호뿐인 경제 활성화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절을 견디고 있는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도대체 어떻게 하면 국민의 고단한 현실에 아무런 책임도 느끼지 못하고 남 탓만 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을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경제도 살리고 민생도 살릴 수 있다”며 조속히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라고 박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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