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투자하는 분들 업고 다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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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
여수산단 GS칼텍스 증설 허용 등 규제 5건 해소로 10조원 투자 유도

“투자를 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심이라도 한 듯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는 발언을 쏟아냈다.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의상으로 빨간 재킷을 고른 것에 대해서도 “경제를 활력 있게 살려야 한다는 뜻으로 오늘 제가 열정의 색깔인 빨간색 옷을 입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분들(투자하는 분들)이 경제를 살리는 거고, 일자리를 만드는 거고, 소비도 활성화하는 거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투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은 1단계(5월) 때와 마찬가지로 특정 기업이나 지역이 당면한 규제를 맞춤형으로 풀어주는 방안들이 포함됐다. 사실상 투자를 하려는 기업들의 개인적 민원을 들어준 셈이다. 정부는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비상수단’이 빠진 일률적인 규제정비만으로는 기업 투자가 별로 살아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가 5월까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을 정부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3대 원칙도 새로 제시했다. 전체 규제를 일정 수준 이상 증가시키지 말고(총량제), 규제가 적정한지 주기적으로 평가·정비하며(일몰제), 법령에 열거된 것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네거티브 방식)이다. 박 대통령은 “2009년에 1만1000개 남짓했던 등록규제 수가 2012년에는 1만4000개가 넘을 정도로 늘어났는데 이래서는 기업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규제개혁을 더욱 과감히 추진해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경제민주화법은 거의 끝났다”고 말한 것과 이날 발언들까지 종합해볼 때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제민주화’에서 ‘경기활성화’로 확실히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이날 각종 규제에 막혀 있던 5건의 투자 애로사항을 해소해 총 10조 원의 민간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수산업단지에서 GS칼텍스 등 7개 기업의 공장 증설이 허용되고, 충남 서산의 삼성토탈 석유화학 공장 및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 건설이 재추진된다. 또 간척지 매립권 양도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J프로젝트’(전남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가 다시 본궤도에 오르고,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공장 주차장과 지붕에 판매 목적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기재부는 이날 “5월 발표한 1단계 대책은 38건 가운데 1건(지주회사 규제 완화)만 빼고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는 한 건 한 건이 아주 절박하고 뼈아프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유재동 기자·동정민 기자 jarrett@donga.com
#박근혜 대통령#투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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