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 개막, 같은 호텔 쓰는 北-美 물밑접촉 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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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교 7월 1일 ‘북핵불용’ 재확인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재개를 둘러싼 6자회담 당사국 간 치열한 외교전이 30일 브루나이에서 개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날 오전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세리베가완에 도착한 북한 박의춘 외무상(사진)은 “북-미 대화를 할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올해 81세의 고령인 박 외무상은 7월 3일까지 브루나이에 머물면서 최근의 대화 공세를 이어 가기 위해 중국 베트남 브루나이 등 모두 5개국과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흥식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및 주브루나이 대사를 겸임하는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등이 박 외무상과 동행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제1부상이나 차석대표인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강도 높은 비핵화 사전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이나 한국과 별도의 회담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북한과 미국의 대표단은 같은 숙소인 엠파이어호텔에 머물게 돼 양측이 비공개로 물밑 접촉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열고 한중 정상회담 합의 내용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북핵 보유 반대’라는 표현을 쓰며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만 두 장관은 대화 재개 조건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합의나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일 3국은 회의 이틀째인 7월 1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조건과 이행 방안 등을 조율한다. ‘북핵불용’ 원칙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3국 간 빈틈없는 공조 의지도 재확인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1일 30여 분간 열릴 예정이다.

반다르세리베가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아세안지역안보포럼#북핵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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