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주 짧은치마 본 北주민 “정신 나간것 아냐?” 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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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부인 이설주가 무릎이 드러나는 짧은 치마나 김일성 배지 대신 브로치를 다는 등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자신의 파격적인 옷차림에 주민이 호감을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여성의 복장 단속을 완화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뉴포커스가 23일 탈북 여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했다.

이설주가 '퍼스트 레이디'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 7월. 하지만 이설주는 2009년 김정은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이주는 탈북자 단속, 납치 월북자 인터뷰, 한국 물건 유입 방지 등 주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남편 김정은과는 달리, 여성들에 대한 복장 단속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이설주의 지시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탈북한 함흥 출신 오지애 씨(63·가명)는 "젊은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옷을 고를 때 예전처럼 펑퍼짐한 옷보다는 꽉 끼는 옷을 좋아한다. 옷감이나 바느질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세련된 옷을 고르는 사람이 많아져 파는 사람이 애를 먹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설주가 여성의 옷차림에 대해 단속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탓인지 규찰대가 예전처럼 심하게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오 씨는 "예전에는 청년동맹원과 대학생 규찰대들이 새벽부터 나와 출근하는 젊은 여성을 붙들고 '복장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월암천 발전소 공사 현장에 끌고 가서 일을 시켰다"면서 "아무런 준비물도 없는 상태에서 집에 알리지도 않고 차에 실어서 보내서, 부모들은 딸이 행방불명되면 청년동맹에 가 행방을 묻곤 했다. 이 때문에 주민 사이에 불만이 높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엔 복장 때문에 단속을 당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오씨는 "이설주가 옷도 자연스럽게 입고, 치마도 짧은데다 김일성 배지 대신 브로치를 달고 나온 것 때문에 주민 속에서 달리 보는 심리가 확산하자 일반 주민의 복장을 단속하는 것에 (이설주가) 불편한 심기를 느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설주가 복장단속 금지 지시를 내린 이유를 "이설주 자신이 마음대로 옷을 입기 위한 목적으로 단속을 완화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오 씨는 "이설주가 처음 TV에 등장할 때 한복을 입지 않고 무릎이 보이는 치마를 입는 등 과감한 복장으로 나온 모습을 보고 일부 나이 든 주민은 '정신 나간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갈 정도였다. 그런데 젊은 여성들은 오히려 그 모습을 따라하기 바빴다. 이제 북한에서 TV에 나오는 이설주의 옷차림의 의미란 '주민도 이렇게 입어도 된다'는 무언(無言)의 허락으로 통용된다"고 강조했다.
청진 출신의 또다른 탈북자 한정미 씨(가명)도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청진은 일본 출신 귀국자들이 대거 모여있어 일본 물건 유입이 가장 먼저 되는 곳이라 매우 개방적이다"며 "청진만 봐도 요즘 젊은 북한 여성들의 옷차림이 예전보다 더 과감해졌다고 느낄 수 있다. 불경기에 여성의 치마가 짧아진다는 속설은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은 규제하고 이설주는 완화하는 엇박자로 혼란이 생기는 것을 두고 "이설주가 김정은보다 주민들의 편의와 심리를 더 빠르게 읽는다"는 소문이 나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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