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들도 본격적으로 짐을 싸며 청와대 이후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참모들은 그동안 사용해 온 청와대 전용 휴대전화를 최근 반납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구형이지만 도청 방지 기능이 설치된 이 전화는 신분증과 함께 청와대 직원들의 상징이었다. 청와대를 떠나면 민간인으로 돌아가는 ‘어공’(별정직 공무원)들은 그동안 사용해 온 관용 여권을 일반 여권으로 속속 교체하고 있다.
참모들은 제각각 다양한 계획을 짜고 있다. 지난달 ‘강이 끝나는 산 너머로’라는 제목의 첫 시집을 펴낸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고향인 경남 거제로 낙향하기로 했다. 김대기 정책실장은 35년 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저술 작업에 몰두할 계획이다.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도 틈틈이 저술 관련 메모를 정리했으며 올해 출간하는 게 목표다.
북한 핵실험으로 마지막까지 긴장해야 했던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당분간 낚시를 즐기며 재충전을 한 뒤 외교안보 관련 포럼을 만들어 강연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선 천 수석이 특유의 친화력을 살려 정계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은 퇴임 후 부인과 함께 지리산 종주에 도전할 계획을 세웠다. 기자 출신인 최 수석은 평소 “지금까지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는데 이제 나를 위한 ‘첫 휴가’를 가고 싶다”고 말해 왔다. 변호사 출신인 정진영 민정수석비서관은 유학 중인 딸들을 만나기 위해 출국한 뒤 다시 현업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노연홍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부인 및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 국내의 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은 자신의 주특기인 녹색성장에 대한 저술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5년 내내 공보 관련 업무를 했던 박정하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론화하기 위해 해외 유학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의 ‘분신’인 임재현 제1부속실장은 퇴임 후 1급 비서관으로서 한동안 이 대통령 곁을 지킬 계획이다. 이종현 춘추관장은 다음 달부터 모교인 동국대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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