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제 글-말로 상처입은 분께 송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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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칼럼-발언 사과… 정치권 논란은 계속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신임 수석대변인은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서 한 말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께 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어 하며 신중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날 임명되자마자 논란이 된 자신의 과거 칼럼과 발언 때문이다.

윤 수석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과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의 의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월 24일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날과 그 이후의 위치는 명확히 달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대한민국의 풍요와 발전을 뒤집으려는 노무현 세력’이라고 하는 등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글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14년 동안 쓴 칼럼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박 당선인에 대해서도 가혹할 만큼 비판을 했다”고 해명했다.

지난주 채널A에 출연해 자신의 인수위 참여에 대해 ‘윤봉길 의사에게 독립 후 문화관광부 장관을 하라는 것과 같다. 영혼을 모독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윤 의사가 제 문중의 할아버지인데 만약 윤 의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 첫 번째 인선 제안을 받았다면 과연 거절했을까 생각해 봤는데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 역시 애국심 때문이며 저 또한 그런 판단으로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과 개인적 인연은 전혀 없기에 제안받았을 때 정말 제 자신이 충격이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은 “국민대통합이 아닌 자신의 지지자들만의 통합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독선적 의지의 표현”(정성호 대변인)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을 때 계속 채우는 것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잘못 채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채워야 한다”(윤관석 원내대변인)고 비판을 쏟아내며 윤 수석대변인의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그의 말과 글에 대한 논란도 계속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왜 야당을 그토록 미워하며 철권으로까지 다스리려 했는지 그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는 그의 글 때문에 “박 당선인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했지만 당선되자 본색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정권의 ‘박정희 지우기’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박 당선인이 균형감을 잃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수석이 “(국가 발전에 가장 기여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박정희가 압도적으로 75.6%가 나왔다. …박정희의 공적에 대해서는 이제 ‘논란 끝’이다” 등 박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박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바쁜 후보 일정 중에 어떻게 윤 수석대변인의 최근 글들을 다 읽어봤겠느냐”며 “당선인은 오히려 2010년 세종시 논란에서 자신을 혹독하게 비판했던 게 기억에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언’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윤 수석대변인은 그해 6월 칼럼에서 “MB를 기어이 굴복시키고야 말겠다는 ‘여의도 대통령’ 박근혜의 고집 앞에 절망의 벽을 더 두껍게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견에서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11월 칼럼에선 “박근혜가 MB와 반목의 절정에 이르렀던 2009년 어느 날, 난 박근혜와 커피숍에서 1시간 40분 정도 단둘이 만났다. 협력할 건 협력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라고 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윤창중#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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