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득시글… 실속 없는 朴캠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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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공사중” 말 나와
갈등 조정 컨트롤타워 부실에 “자기 정치에만 신경” 지적도

고위 관료 출신의 한 여권 인사는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특보로 위촉됐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로 임명장을 받으러 갔다가 불쾌감에 발길을 돌렸다. 특보를 3, 4명 임명하는 줄 알았지만 수십 명에게 임명장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박 후보 캠프는 여전히 ‘공사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직 간에 유기적 협력관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내부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이를 조정할 컨트롤타워 기능도 여전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캠프 내부에서는 각 본부와 조직이 몸집을 키우면서 ‘개별 정당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일 각 본부에서는 본부장들이 공개회의 때 할 얘기를 정리한 ‘말씀자료’를 준비하고 공보 파트가 아닌 조직에서도 ‘언론보도 분석자료’를 만든다는 게 단적인 예다. 서로 역할 분담 없이 각자 자기 세력의 존재감 부각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한 본부장은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실행은 하지 않고 똑같은 아이디어를 계속 제기했다가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들이 ‘머리’만을 자처할 뿐 ‘손발’ 역할을 하지 않는 데 대한 꾸짖음이었다.

유사 조직 간 파열음은 더욱 심하다. 공보단과 대변인실은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를 두고 번번이 충돌하고 있다. 공보 파트의 한 관계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종합상황실의 한 단장은 박 후보를 도울 인사들을 불러 모은 뒤 박 후보와의 면담을 추진했다가 후보 일정팀에서 거절하는 바람에 머쓱해지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가 ‘전략’이라는 말을 워낙 싫어해 캠프 안에 ‘전략’이라는 단어가 붙은 조직이 한 곳도 없다”며 “종합상황실이 그 기능을 맡고 있지만 각 본부와 조직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하는 기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특별당비로 2억 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언론 통화에서 “우리 청년과 청소년들이 좁은 한국을 벗어나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멘토링부터 일자리를 찾는 것까지 돕는 ‘K-무브(move)’ 공약을 위해 쓰도록 사재로 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이 글로벌 경제영토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라고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으로 성주그룹 회장이다. 김무성 본부장과 서병수 사무총장도 각각 5000만 원의 특별당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 캠프#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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