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朴비서실장 사퇴 “나 하나로 끝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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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나는 친박핵심… 與 인적쇄신론 갈등 봉합될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인 최경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비서실장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인 최경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비서실장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2007년 대선을 41일 남겨둔 11월 8일 이재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직과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사퇴 1주일 전 당시 박근혜 의원은 이명박 후보 진영의 최고 실세였던 이 의원을 향해 “오만의 극치”라고 쏘아붙였다. “아직도 경선하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

5년 전에 본 듯한 모습이 7일 연출됐다. 박 후보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이날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것. 유력한 대선후보의 2인자가 5년 간격으로 당내 분란의 총대를 멘 셈이다.

최 의원은 사퇴 회견에서 “선거 전략에 오류가 있었다면 저한테 돌을 던져 달라. 제가 그 돌을 맞겠다. 서운했던 감정이 있었다면 저한테 침을 뱉어 달라. 제가 그 침을 기꺼이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나는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솔직하게 돌아보자”며 “사람을 바꾸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대선이 얼마 안 남았기에 (사퇴는) 저 하나로 끝내고 모든 분이 자기가 맡은 직책에서 최선을 다해 대선 승리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 의원과 가까운 강석훈 의원은 “박 후보가 자신의 오른팔을 잘라낸 것”이라며 “당내 인사들이 이런 진정성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당 지도부 퇴진론을 처음 제기한 남경필 의원은 “절박한 문제 제기를 불화나 갈등으로 봐선 안 된다”며 “마지막 기회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담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추가 사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인사는 나름대로 고심한 끝에 한 만큼 교체보다는 보강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도 “박 후보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를 100% 실천하겠다. 이를 뒷받침하는 게 원내대표의 일”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언론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주도해야 할 원내대표는 재벌에 연관된 사람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 (박 후보에게) 나와 이 원내대표 중에서 선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경제민주화 실천 발언으로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진정될지도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최 의원 사퇴와 관련해 “충정에서 스스로 결정한 것 같다. 충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인적쇄신 가능성에 대해 “자꾸 인위적으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으로 나눠서 당과 국민에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모두 화합으로 가야 하는 마당에 비난하고 ‘잘못했느니, 무엇을 했느니’ 할 게 아니다. 각자 선 자리에서 ‘나는 당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열심히 했는가, 또 내 자리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번 주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이 빠져나간 비서실의 기능은 축소된다. 후보의 일정기획 업무가 최근 선대위 종합상황실로 넘어간 만큼 후보 수행과 일반 당무를 챙기는 인원만 남긴다는 것이다. 새 비서실장은 이학재 비서실 부실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박근혜#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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