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朴 회동… 박원순 ‘단일화 가교역할’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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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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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어제 서울시청 방문… 배석자 없이 30분간 만나
회동사실 이례적 즉각 공개… 구체적 대화내용은 안밝혀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왼쪽)이 13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측은 정치적 대화가 없었다고 했으나 대선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시 제공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왼쪽)이 13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측은 정치적 대화가 없었다고 했으나 대선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시 제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13일 만났다. 대선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지세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6일 두 사람 간 담판을 통해 안 원장이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1년이 된 시점이라 안 원장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회동 직후 취재진에게 “제가 (지난해) 이맘때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했고, 안 원장님과 합의했던 날이어서 저로선 감회가 있는 날이라 한번 뵀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드렸다”며 “오늘 만남은 정치적 의미가 전혀 없고 덕담만 나눴다”고 말했다.

만난 동기가 무엇이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이 임박한 이 시점에 두 사람이 무슨 말을 나눴느냐는 점이다. 만난 시간은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25분까지 30여 분이었다.

안 원장과 박 시장의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이뤄져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이 “안 원장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시민의 기대를 전했고 박 시장은 1년 전 상황을 회고하며 다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소개한 정도다.

하지만 안 원장이 그동안 박 시장뿐만 아니라 각계의 유력 인사들을 만나 대선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점에서 이날 면담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안 원장이 조만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사실상 대선출마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정치적 행보, 민주당과의 관계 등에 대한 깊은 대화가 오갔을 수 있다. 안 원장이 박 시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은 정당이 낸 후보보다는 안 원장처럼 정당 밖의 인물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 원장을 두둔한 바 있다.

대화 내용과는 별개로 그동안 극비리에 유력인사들을 접촉했던 안 원장이 서울시청을 직접 찾아가 박 시장을 만나고 회동 사실을 즉각 공개한 것 자체가 계산된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많다.

안 원장이 출마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서울시장은 특정 대선후보를 직접 도울 수 없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 박 시장의 위상을 고려할 때 안 원장 측이 구상하는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권세력과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대통합’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수 있다.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박 시장이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박 시장은 올 2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나는 서울 시정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공개적 활동이 불가능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나는 민주당 당원”이라며 안 원장 지원설을 일축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안철수#박원순#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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