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헌금 의혹 파문]민주 이종걸 의원, 트위터에 ‘박근혜 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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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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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의 표현 순화 요청엔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파문일자 “오타”… 고쳐 올려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을 ‘그년’이라고 지칭해 욕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5일 트위터에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이 “‘그년’이란 표현은 의원님께는 좀 격이 안 맞는다”며 표현 순화를 요청했지만 이 의원은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입니다. 나름 많은 생각을 하였지요”라는 글을 다시 올렸다.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그 표현을 썼다고 자인한 것. 이 최고위원은 누리꾼들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세요. ‘그년’과 ‘그녀는’은 같은 말입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 경선캠프는 격앙됐다. 이상일 캠프대변인은 7일 “박근혜 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데 혈안이 돼 온 민주당에선 이제 쌍욕까지 내뱉은 사람이 나왔다. 정말 막가도 너무 막가지 않는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대변인은 “이 최고위원은 당신의 아내,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여성 당직자들, 일반 여성에 대해 언급할 때 ‘그녀는’이라고 하지 않고 ‘그년’이라고 하는가”라며 “그가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잘못을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여성계를 비롯해 국민 대부분이 분노의 회초리를 들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다. 조그마한 아이폰 사용 때, 한 번 보내기 클릭하면 정정이 안 되는 트위터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며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년’을 ‘그녀는’으로 정정한 글을 다시 올렸다.

그러나 박 의원 경선캠프에서는 “이미 본인이 의도하고 쓴 글이라고 해 놓고 뒤늦게 오타라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명이 부족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트위터에 해명한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시킨 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최고위원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변호사 출신의 수도권 4선 의원(경기 안양 만안)이다. 6월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2008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을 “이명박의 졸개”라고 비난해 파행을 야기한 적도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종걸#박근혜#공천헌금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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