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빈방문, 또럼 서기장과 정상회담
원전 프로젝트 포함 MOU 12건 체결
철도차량 5200억 규모 수출 등 협력
손 맞잡은 韓-베트남 정상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 시간) 하노이 주석궁 호찌민 동상 앞에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노이=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또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산유국이자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보유한 베트남과 공급망 동맹을 구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양국 간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현재 그간 양국의 양적인 성과를 질적으로 전환해 지속 가능한 공동 번영의 미래로 나가자”고 말했다. 또럼 서기장도 “다자주의적 외교정책과 적극적, 포괄적인 국제 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항상 소중히 여겨 왔다”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호찌민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면서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현지 타코그룹과 최대 3억5000만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 등 12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8월 또럼 서기장이 이재명 정부 첫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후 8개월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엔 제가 베트남 새 지도부 출범 후 첫 국빈으로 방문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한국 철도차량 베트남 달린다… 핵심 인프라-원전 등 협력 확대
[韓-베트남 정상회담] 양국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 철도차량 수출… 고속철 참여 기대 李“모범사례 만들자” 또럼 “환영” 원전 MOU 2건 체결-희토류 협력
국빈만찬 건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또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0개의 강이 모여서 하나의 바다를 이룬다는 베트남 속담이 있다고 들었다”며 “함께 나눈 비전과 약속들은 수많은 협력의 물줄기가 돼 흐르고 양국 공동 번영이라는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김재명 기자base@donga.com이재명 대통령이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22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적 에너지 및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공급망 다변화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기술과 산업 생태계 측면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국가 개조 전략사업’을 추진 중인 베트남의 핵심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李 “인프라 협력 모범사례 많이 만들자”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간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동 상황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을 언급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희토류가 다수 매장돼 있는 베트남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처를 다변화할 기회가 열린 것. 정부는 지난해 조성된 한-베트남 핵심광물 공급망센터를 중심으로 협력을 가속화하면 80%에 육박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입 의존도를 ‘디리스킹’(위험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베트남 경제 성장 기반이 될 박닌성 동남신도시(1조1000억 원), 쟈빈 신공항(1027억 원) 등 국책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내일 베트남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며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현대로템은 최대 3억5000만 달러(약 5200억 원) 규모의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약 100조 원 규모의 북남고속철도 사업 역시 한국이 수주를 노리는 최대 인프라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럼 서기장도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반도체,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원전, 스마트 항만 및 차세대 항만 건설 등 우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양해각서(MOU) 12건을 체결했다. 그중 2건이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MOU’ 등 원전 관련이다.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전 건설 재개를 공식화한 베트남은 닌투언 지역에 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단지 2곳(총 4기)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원전, 인프라 사업 등이 구체화될 경우 2030년까지 1500억 달러(약 221조 원) 교역액 목표치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에게 3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은 946억 달러(약 139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럼 서기장은 “양측은 새로운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 경제 연계에 대한 전략적 비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 또럼 “北 대화 재개 의지 높이 평가”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 기후변화, 환경, 문화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이번에 체결된 ‘디지털 협력 MOU’는 양국 간 AI, 반도체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정보기술(IT) 기업의 진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 구상을 설명했고, 또럼 서기장은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럼 서기장은 “외교, 국방, 안보 등 핵심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비전통적 안보 문제와 초국경 범죄 문제의 대응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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