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빠진 호남 민심을 내 품에” 민주 경선 7인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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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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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대선 불출마”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했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선수와 시범 경기를 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왼쪽부터 시계방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연합뉴스·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9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했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선수와 시범 경기를 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왼쪽부터 시계방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연합뉴스·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5년 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후 대선에서 2위로 낙선한 후보가 5년 뒤 불출마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대선에서 617만 표를 얻었던 정 고문의 불출마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고문은 이날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5년 전 대선 패배로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 이번에는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권교체를 위해 저를 바치겠다”며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앞장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뒷받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마음을 바꿨다”고 불출마 결심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8일 저녁 이해찬 대표와 만나 불출마 결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불출마 결심에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둘 경우 내리막길의 경사가 훨씬 급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는 것. 스스로 ‘단기필마’라고 표현할 정도로 한때 ‘정동영계’라고 불리던 의원들이 대부분 떠난 것도 부담이 됐다.

정 고문의 불출마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김영환 조경태 의원,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의 7파전이 됐다.

주요 대선주자들은 즉각 정 고문의 지원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보도자료를 내고 “정권교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결단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두관 전 지사는 트위터에서 “정 고문의 ‘담대한 진보’의 가치를 계승해 반드시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뼈에 새긴다”고 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정 고문은 야권의 큰 정치적 자산이다.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치켜세웠다. 정동영 고문이 호남 출신 현역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대선 출마 경험이 있고 대중성이 높은 데다, 여전히 호남에서 상당한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정 고문이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던 호남 민심과 조직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내 경선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 고문의 세력이 이미 많이 약해진 상태여서 그의 불출마가 경선 판세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고문은 당내 경선이 끝날 때까지는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겠다는 생각이지만, 현실적으로 완전 중립이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정 고문이 정계 은퇴를 한 것이 아닌 만큼 뒷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도와줄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정동영#대선 불출마#민주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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