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 사태, 대선 이슈 복지→종북 돌려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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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SNS 키워드 분석
주사파-간첩 관련 트윗 경제민주화-일자리 압도

통합진보당 내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선 정국의 주요 이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대선 판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됐던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의 이슈보다 통진당 당권파 의원의 종북 논란이 부상하면서 이념 간첩 주사파 등 보혁 이슈가 정치권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기업인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파악한 이 6개 키워드에 대한 5월 한 달간 트위터 여론 추이도 그런 흐름을 보여준다. 여야 모두 총선 공약으로 내걸며 사활을 걸고 추진하겠다던 ‘일자리’가 언급된 트윗 수는 이 기간 2만775건이었다. 민주당이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까지 만들며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기업 개혁 등 ‘경제민주화’는 7351건에 그쳤다. 그나마 ‘복지’는 대선 외 다른 영역에서도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인 만큼 상대적으로 많은 4만7368건에서 거론됐다. 반면에 ‘주사파’ 관련 트윗은 같은 기간 6만8065건으로 ‘경제민주화’보다 9.3배 많았다. ‘간첩’에 대한 글도 5만1591건이었으며 ‘이념’이 거론된 글도 3만1517건이었다. ‘주사파’ ‘이념’ 등은 4월에는 5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언급됐다.

실제로 지난달 2일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간에 경제민주화 등을 놓고 제대로 된 논쟁은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4·11총선 후 18대 국회가 사실상 종료된 영향도 있지만 ‘주사파’ 논란 등이 여론 흡인력을 갖춘 이슈라는 점도 작용했다.

통진당 사태가 대선 이슈까지 뒤흔들자 유력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도 나온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출마 선언을 여전히 머뭇거리는 이유 중 하나도 통진당 사태로 인한 정치 지형 변화라는 게 중론이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보수층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는 상황. 오래전부터 야심 차게 준비한 ‘생애 주기에 따른 평생 맞춤형 복지’ 등 박근혜표 정책이 종북 이슈에 밀려 6월이 되어서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통합진보 사태#대선 이슈#종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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