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軍, 만약 실전에서 이랬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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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경기북부-강원지역 예고 없이 敵가장 대항군 침투

특전사 20명중 1명도 못잡아

6일 오전 1시경 강원 철원과 춘천, 경기 북부 등 중동부 전선의 모든 예하 부대에 훈련 상황으로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진돗개 하나’는 북한 특수부대의 기습침투 때 군 당국이 발령하는 국지도발 상황의 최고 대비태세다.

합동참모본부 핵심 간부와 위기조치반 소속 전 장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이 상황이 동시에 전파됐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의 특별지시로 예하 부대의 대비태세를 불시 점검하는 차원에서 실시됐다”면서 “이번 대비태세 점검은 9일까지 이뤄지며 앞으로도 이런 불시 점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시간 합참은 예하 부대에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북한군 특수작전부대로 가장한 대항군을 침투시켰다. 대항군은 고도의 침투훈련을 받은 최정예 특전사 대원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각자 30kg의 폭탄을 휴대하고 지휘소와 격납고, 레이더기지 등 핵심 시설을 파괴하는 가상 임무를 부여받았다.

대항군은 각자 임무를 수행한 뒤 미니버스로 이동하면서 군 검문소를 거치지 않고 산속으로 신속히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부 지역의 모든 부대는 실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대항군을 쫓고 있지만 이날 저녁까지 대항군을 한 명도 붙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강도 높은 침투훈련을 받은 특전사 요원들이 산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리면 찾기가 힘들다”며 “대항군을 모두 붙잡을 때까지 수색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러 부대가 합동으로 수색에 나서 많은 병력이 동원된 대침투작전에서 대항군을 단 한 명도 잡지 못한 것은 군 당국의 도주로 예측과 수색 작업에서 허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대항군의 도주 경로와 은거지를 파악했지만 훈련 상황이어서 가용한 장비와 병력을 투입하는 데는 제한이 따른다”며 “현재 대항군의 은거지 일대를 봉쇄한 만큼 날이 밝으면 대대적으로 병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수색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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