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갈수록 격해지는 물갈이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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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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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만 아니면 영입… 40% 바꿔야”
“영남권 죽으란 소리… 다선이 죄냐”


내년 총선이 아직 8개월 남았으나 한나라당은 물갈이 공천 논란으로 연일 티격태격하고 있다. 18대 총선 공천심사위원회에 공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7일 “당내 물갈이 여부가 17대 때보다 더 민감한 이유는 한나라당이 가진 게 그때보다 더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의 현재 지역구 의원의 의석은 148석으로 2008년 18대 공천 신청 당시 현역 의원 109석보다 많다. 18대 공천 때 지역구 의원 물갈이 비율 38.5%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그때보다 현역 의원 15명이 더 교체돼야 한다.

중진 의원도 마찬가지다. 18대 공천 당시 4선 이상의 중진의원은 8명이었지만 지금은 17명이나 된다. 영남 지역의 4선 의원만 8명이다. 18대 공천 당시 영남 지역의 물갈이 비율은 43.5%로 현역 의원 62명 중 27명(불출마 선언 2명 포함)이 공천에서 탈락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공천은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한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의 불안감이 더 큰 이유다.

일단 당내에서는 확전을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누군가 칼을 휘두르는 ‘공포의 공천’에 반대한다. 무조건 바꿔야 속 시원하다는 식이 아닌 국민의 손에 의한 상향식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금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떠들면 공천 블랙홀로 모든 게 빨려든다.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언급 자제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겠다”고 했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도 “벌써부터 공천으로 갈등을 빚으면 국민도 식상해한다”며 “중진들이 떠밀리는 모양새가 아닌 자진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7대보다 4선이상 9명 많아… 텃밭 중진들 민감한 반응

그러나 이르면 다음주 외부인사가 주로 참여한 인재영입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당내 공천을 둘러 싼 긴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갈이파들은 빨간불이 켜진 수도권, 영남 지역 ‘수성’을 위해서는 취약 계층인 20, 30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참신한 인재 영입이 필요하며 영남, 강남 지역 등 당세가 강한 지역에 명망가를 공천해 당 전체의 이미지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남은 최대 변수는 ‘상향식 공천 도입’과 ‘총선 직후 벌어지는 대선 스케줄’을 꼽는다. 특히 대선 경선 레이스는 총선 직후 본격화되기 때문에 대의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총선 승리 없이 대선도 힘들기 때문에 ‘쇄신용’ 물갈이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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