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차 희망버스 출발… 손학규, 탑승않고 口頭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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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진重 농성자 퇴거땐 청문회 수용”민주 “망언말라… 趙회장 나오면 사태해결”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해온 한진중공업 국회 청문회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민주당이 나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 고공 농성자들의 퇴거를 관철시키라고 요구했다. 30일 한진중공업 농성자를 지원하기 위한 ‘3차 희망버스’가 예정돼 있어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과의 충돌이 예상되자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출석시키는 청문회를 수용할 용의가 있지만 민주당이 불법 고공 농성자 5명의 퇴거를 위해 적극 노력해 관철시키는 것이 전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이번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고발하겠다”고 사측도 압박했다.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이날 “전국이 물난리가 나서 야단이다. 영도의 비 피해도 심각하다. 희망버스를 타고 올 게 아니고 재해 현장에 가라”고 주장했다. 또 “희망버스의 의도를 순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부산 시민과 영도 주민의 반응”이라며 “총선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영도다리를 건너와 시위를 주도하거나 농성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희망버스를 포기하고 협상을 한다면 해외를 떠도는 조 회장을 불러들이는 데 역할을 하고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적극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망언’이라고 비판하면서 “희망버스는 민주당이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정리해고에 대한 사실관계와 해결책을 밝히면 고공농성도, 희망버스도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며 “한나라당이 뒤늦게 정략적 제안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행태”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강력히 요구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3차 희망버스’를 타지 않는 대신 ‘구두(口頭) 시위’를 통해 실질적인 해법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한나라당도 더 이상 우물쭈물하지 말고 조 회장에 대한 청문회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 △필리핀 수비크 만 조선소 설립을 통한 조세피난 의혹 △해외로 일자리를 빼돌리기 위한 불법 정리해고 의혹 △수비크 만 조선소의 노동탄압 △도피성 해외출장 중인 조 회장의 행적을 ‘5대 의혹’으로 꼽으며 야당의 공동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손 대표는 25일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2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잇달아 만나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를 요구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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