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군부대 구호’ 비난에 나라 전체를 동원하는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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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의 일부 전방부대가 호전적인 구호를 내건 것을 비난하고 보복을 다짐하는 데 나라 전체를 총동원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북한 당국이 `정부 대변인 성명→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청와대 앞 통지문' 등으로 남측을 압박한 것을 시작으로 이런 분위기를 북한 사회 전체로 몰아가는 양상이다.

여기에는 `전방부대 구호'건을 주민들에게 대남적개심을 키우고 체제 결속을 다지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북측의 속내도 읽힌다.

대남 비난과 압박에는 고위 관료부터 일반 주민까지 모두 나서고 있다.

김태봉 금속공업상은 1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역사에 있어보지 못한 특대형 도발행위를 거듭 감행하고 있는 이명박 무리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대결광신자들에게는 그 어떤 관용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30일자에 `정의의 보복성전으로 대답하리'라는 코너를 통해 고위인사들의 비난 목소리를 전했다.

조병주 내각 부총리는 "우리 군대와 우리 체제, 우리 존엄을 중상모독하는 도발행위를 감행한 이명박 역적패당이야말로 민족공동의 원쑤"라며 "우리 모두는 천백배의 보복일념으로 심장의 붉은 피를 끓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매체들은 보복의지와 대남적개심을 밝히는 일반 주민의 목소리도 연이어 전하고 있다.

장원규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은 1일 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대결광신자들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준엄한 총대맛이 어떤 것인가를 이제부터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광만 평양326전선공장 직장장은 전날 조선중앙TV에 나와 "동족대결에 환장이 돼도 분수가 있지 감히 어디다 대고 이따위 도발행위를 계속 감행한단 말이냐"며 "생각할수록 이가 갈리고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의 매체들도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대남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날 `계획적으로 감행하는 특대형 도발행위'란 제목의 글에서 "이명박 패당의 속심은 우리 군대와 인민을 고의적으로 자극해 전쟁의 불집을 일으키자는 것"이라며 대남 위협을 이어갔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는 최악의 반공화국 도발' '호전광들의 공공연한 선전포고' 등의 글을 싣고 표적사건에 이은 이번 구호건을 '체제와 존엄에 대한 용납 못 할 최악의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일전불사의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표적사건 때처럼 이번 전방부대 구호건을 대남적개심을 키우는 소재로 적극 활용하려는 것 같다"며 "서해 상으로 주민이 남하하는 등 사회적 이완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체제를 결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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