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경차 탄다면서 아들 고급승용차 재산신고 누락”

  • Array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재완 재정장관 후보 청문회
“조카 차 빌려 탄 것” 해명… 재산증식 의혹 등 날선 공방

2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박 후보자 아들(30·군의관)의 고급 스포츠카가 논란이 됐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올해 5월 12일자 재산신고에 ‘그랜저’ 차량만 소유한 것으로 신고했는데 아들이 보유한 ‘제네시스 쿠페’를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의 아들이 지난해 여름 트위터에 ‘K7’과 ‘젠쿱’(제네시스 쿠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글을 남긴 것을 볼 때 아들 소유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 본인은 청와대 수석 당시에 경차 ‘모닝’을 타고 다니면서 검소한 척했지만 가족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가리기 위한 연막”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자는 “물의를 빚은 것은 송구하다”면서도 “차량(제네시스 쿠페) 소유주는 생질(고종조카)로 아들이 빌렸다가 돌려줬고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현재 하이브리드 소형차를 타고 다닌다.

이 의원은 또 박 후보자의 동서 최창호 씨가 대표이사인 ‘하나마이크론’에 출자해 시세차익을 본 경위를 따졌다. 박 후보자는 “하나마이크론 주식 취득 및 처분 과정은 적법했으며 증여세는 납부대상이 아니고 양도소득세는 기한 내에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하나마이크론을 통한 재산 증식 외에도 박 후보자는 처형에게 4000만 원을 빌려 골프장 회원권을 매입하는 등 (경제적인 것을) 모두 처가에 의지하고 있다”며 “이 정도면 만사형통이 아니라 ‘만사처(妻)통’”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야당 못지않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혜훈 의원은 “인수위 시절 박 후보자가 금융 정책과 감독을 같이하는 기관(금융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는데 그 결과가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후보자는 경제 상황과 관련해 “(물가 상승률) 3% 선은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4%로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내 일각의 감세 철회 추진에 대해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에 찬성한다. 세율은 낮추고 세입 기반은 넓혀야 한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감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추진 중인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등록금 완화 정책처럼) 중요한 사안은 당정 간 사전 조율이 돼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황 원내대표와 다른 태도를 취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