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미 FTA 협정문에도 번역 오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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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준안 철회후 다시 낼듯
한-칠레, 한-아세안 FTA 한글 협정문도 오류 투성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서 번역 오류가 대거 발견돼 국회에 제출된 비준동의안이 6일 철회된 데 이어 한미 FTA 협정문에도 오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부 관계자가 한미 FTA 협정문에도 오류가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2008년 12월 외통위를 통과한 원안을 철회하고 추가협상안을 묶어 비준동의안을 다시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기존 비준안을 철회하고 추가 협상안까지 포함한 협정문을 국회에 다시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당시 여야가 물리적 충돌 끝에 외통위에서 강행 처리된 비준동의안 원안을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하고 추가 협상안은 추후에 분리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해 왔다. 다른 외통위 소속 의원도 “한미 FTA 협정문에도 오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한미 FTA 협정문을 재검독하고 있다”고 밝혀 오류가 있음을 시인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에 번역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한-EU FTA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4월 발효된 한-칠레 FTA와 2007년 6월 발효된 한-아세안 FTA 국문 협정문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에 따르면 ‘규정된’으로 번역돼야 하는 영문이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으로, ‘재료의 중량’이 ‘재료의 가격’으로 각각 잘못 번역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 의원은 “‘식물위생’을 ‘식물위행’으로, ‘말레이시아’를 ‘말레이사아’로, ‘텔레비전’을 ‘레비전’으로, ‘오버코트’를 ‘오버코드’로 각각 표기하는 등 오탈자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런 사례는 결국 외교부가 지금까지 얼마나 무사 안일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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