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FTA는 필수” vs 조순 “방파제 없는 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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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총리-前부총리 ‘FTA 정면충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을 놓고 김황식 국무총리와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 총리는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FTA의 효과와 장점을 설명하며 “FTA는 분명히 우리로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FTA를 가지고 논란이 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로서는 올해에 원만하게 비준 절차를 처리할 수 있도록 특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의 특강이 끝난 뒤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인 조 전 부총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에서 FTA는 보류해야 한다”며 “FTA가 확대될수록 경제정책 여지가 축소된다”고 말했다. 그는 “FTA가 너무 지나치면 방파제 없는 항구가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라며 “집도 문을 잠가놔야 정체성이 유지되지 문이 항상 열려 있고 사람들이 무상출입하는 집에는 살기 싫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상부는 10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의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작년 12월 초 타결한 한미 FTA 추가 협상 합의내용을 조문화한 3개의 합의문서에 서명하고 양국이 이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8일 한국의 국무회의 의결에 이어 양국이 10일 서한 교환까지 하면서 한미 FTA는 행정부 차원의 모든 절차를 끝내고 양국 의회에서 비준만 앞두게 됐다. 외교부는 이날 양국 간 정식서명을 마친 서한과 합의의사록의 영문 정본 및 국문 번역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양국이 교환한 문서는 3개다. 한미 FTA와 직접 관련된 합의사항을 담은 ‘서한(Letters)’ 1부와 한미 FTA와는 관련이 없지만 추가 협상 때 합의한 △한국의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온실가스 기준 △미국 내 한국인 전근자에 대한 미국 비자(L-1) 유효기간 연장에 관한 ‘합의의사록(Agreed Minutes)’ 1부씩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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