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사설 ‘대화-협박’ 이중전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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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남 대결상태 해소해야… 전쟁 터지면 핵참화”
李대통령 “올해는 남북관계에 중요한 한 해”

남북 지도부 모두 2011년 새해를 맞아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올해는 남북관계의 중요한 한 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유엔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고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통일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남북이 협상을 통해 핵을 폐기하는 데 대한민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 인민군보 청년전위 등 3개 매체를 통해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면서 “민족 공동의 이익을 첫자리에 놓고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의지는 밝히지 않고 “(이명박 정부는) 반통일적인 동족대결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땅에서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핵참화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며 “인민군대는 우리의 절대적인 존엄과 사회주의제도, 우리의 하늘과 땅, 바다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자들을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화와 위협의 이중전술을 편 것이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핵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남북대결 상태 해소 주장에 대해 “말보다는 어떻게 행동으로 보여주는지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어떠한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중이 당연히 북핵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6자회담이 북한 비핵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미중 회담이 극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미국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는 것은 현재 미국의 태도로 볼 때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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