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北비판 쏟아냈지만… 곤혹스러운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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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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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는 유가족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해병대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24일 서 하사의 유가족(왼쪽)이 조문을 온 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의 옷깃을 잡고 사인 규명을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자 손 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손 대표 왼쪽)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울부짖는 유가족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해병대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24일 서 하사의 유가족(왼쪽)이 조문을 온 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의 옷깃을 잡고 사인 규명을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자 손 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손 대표 왼쪽)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성남=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도발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선제적 무력도발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어떤 경우든 북한이 민간시설에 포격을 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른 최고위원들도 “북한은 비정상적 국가”(정동영), “명백한 북한의 잘못이자 전례 없는 심각한 도발”(천정배) “국민적 분노를 가누기 어려운 만행”(박주선) 등 북한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이 같은 분위기가 3월 천안함 폭침사건 때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올 때까지도 “북한의 소행임을 믿을 수 없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연평도 포격 도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정치 일정을 취소하고 ‘초당적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류 변화엔 이번 사태가 북한의 도발이 명백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와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최악의 도발이란 데 이견이 있을 수 있느냐”며 “천안함 사건 때처럼 원인 규명에 몇 개월이 걸리는 이슈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당 지도부가 천안함 사건 당시 이념적 지향성이 강했던 친노(친노무현)·386 중심에서 중도 색채가 강한 손 대표로 바뀐 점도 중요한 변수가 됐다.

다만 당내에서는 “북한의 포격에 ‘대포폰’이 묻힌 것 같다”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손 대표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관련 ‘대포폰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지 하루 만에 공세의 맥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06년 6월 손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야심 차게 시도한 ‘100일 민생대장정’ 마지막 날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것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포폰’으로 집약되는 광범위한 사찰 정국이 묻힐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와 민생은 안보 문제와 별개”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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