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인사검증 개선안]주변 평판까지 파악해 ‘까칠 면접’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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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청와대가 발표한 강화된 ‘인사검증 방안’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2명이 동시 낙마하는 인사파동을 겪은 청와대의 강한 검증 의지가 배어 있다.

○ 실험성 강한 모의 인사청문회

청와대 측은 모의 청문회가 단순한 면접시험 수준을 뛰어넘을 것임을 예고했다. 모의 청문회를 주도할 인사추천위원회엔 대통령실장, 관련 수석비서관은 물론이고 검증 과정을 가장 잘 아는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참여한다. 따라서 청와대가 김태호 후보자에 대한 자체 검증 때 던지지 못했던 ‘매섭고 까칠한’ 사전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청문회 파동 직후 “김 후보자의 박연차 씨 연루설에 대해 더 깊은 검증이 필요했지만 며칠 뒤 총리가 될 인사에게 모질게 묻기가 어려웠다”는 한계론을 토로했다.

청와대 측은 “우리가 물은 것 이외에 정말 문제될 게 없느냐.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지면 당신을 지명한 대통령이 곤란에 빠진다”는 질문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논란이 된 후보자들은 사후에 “정말 나는 몰랐다”는 해명을 내놓아 검증 담당자들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인사추천위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추천뿐만 아니라 ‘최종 검증’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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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 대상은 2, 3배수로 압축한 후보자 가운데 1순위로 꼽힌 인물이 우선 대상자다. 청와대 측은 “예전엔 2, 3배 후보자가 순위 없이 최종 결정권자에게 제시됐지만 앞으로는 인사 및 검증팀이 1∼3순위를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보안을 이유로 청와대 외부인사는 모의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으며 모의 청문회 개최 사실도 보안에 부쳐진다.

○ “‘우문현답’이 해법”

현재 공직 후보자가 ‘나를 검증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내면 국가기관은 모두 28종의 서류를 청와대로 보낸다. 그러나 그동안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이 서류와 관련해 현장 확인을 거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청와대가 제출받는 서류 수(28종)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보자가 구입한 부동산을 찾아가 주위 사람들의 평을 듣고, 검증에 필요한 관련자를 방문해 전후 사정을 듣는 노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 청와대 참모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늘 강조해 온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원칙이 검증에도 철저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자녀 호텔서 결혼했나… 백화점 VIP회원인가… 다 밝혀야 ▼

청와대는 새로운 고위공직 예비 후보자 사전 질문서에서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자체 인사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던 사항을 대폭 반영했다. 특히 민주당이 인사청문 가이드라인으로 내세웠던 ‘4+1(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세금 탈루+논문 표절) 원칙’을 이번 보완책에 철저히 반영했다.

청와대는 우선 기존의 위장전입 관련 질문을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추가했다. 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로 몰고 간 ‘쪽방촌 투자’를 염두에 둬 재개발 재건축 예정 지역 부동산을 구입한 적이 있는지, 공동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미성년자 명의의 부동산이 있는지 등도 상세히 묻는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자녀들이 증여세 면제 한도를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해서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해 ‘미성년 혹은 무소득 자녀가 고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추가됐다.

본인과 가족이 사용한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사용액이 총소득의 10%보다 낮은 적이 있는지도 묻는다.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이상한 씀씀이’ 논란이 제기됐던 데 따른 것이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기업체에서 리스 차량을 지원받아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서 리스 차량 및 렌터카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도 추가됐다.

자녀의 특급호텔 결혼과 백화점 및 호텔 VIP 회원 가입 여부, 해외 부동산과 수입차량 보유 여부도 질문에 포함됐다. 성희롱 등 도덕적인 문제로 구설에 오른 사실이 있는지도 질문에 추가됐다. 자기검증서엔 만약 거짓 답변을 할 경우 ‘향후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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