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공사구분-공직윤리 논란

  • Array
  • 입력 2010년 8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부인 관용차 - 가사도우미’ 증거대자 뒤늦게 “인정”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말할 것을 맹세한다”며 공직후보자 선서를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말할 것을 맹세한다”며 공직후보자 선서를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경남도지사 시절 행적이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처음에 도지사 시절 부인이 도청 관용차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과 도청 직원식당 직원을 ‘가사 도우미’처럼 쓴 사실을 부인하다가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시인했다. 김 후보자의 공사(公私) 구분 개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자질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포문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열었다. 강 의원이 “2005년 1월 경남도가 도 예산으로 구입한 SM7의 차량운행일지를 보면 김 후보자의 부인이 거주하는 거창에 2007년 12월 한 달에만 13회, 2008년 99회, 2009년 88회 ‘내빈 안내’라는 용무로 다녀왔다”며 “관용차에 도청 직원인 기사까지 딸려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처럼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김 후보자는 “공식적 행사 외에는 집사람이 직접 운전해서 다녔다”고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이어 “‘내빈 안내’ 용무로 거창을 자주 다녀온 것은 어차피 공식행사가 끝나면 거창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보가 이 문제에 대해 최초로 의혹을 제기(20일자 A1면)했을 때도 김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집사람은 거창에서 쏘나타 승용차를 손수 운전한다. 과속 과태료를 두 번이나 냈더라. 도의 공식행사 때만 관용차량을 지원받는다”고 했었다.

그러자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김 후보자를 더 압박했다. 박 의원은 “진주 소재 대학에서 강의하는 김 후보자 부인의 강의가 화요일에 있던 학기엔 문제의 차량이 매주 화요일, 금요일에 강의가 있던 학기에는 매주 금요일 거창과 진주를 왕복했다. 부인의 대학 강의가 공무(公務)냐”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거기(부인 강의 일정)에 맞춰 공식행사 일정을 조정했을 것”이라며 버텼다.

이에 박 의원이 “운행일지에는 공식행사가 겹치는 경우 반드시 사유를 적어놓게 돼 있는데 진주∼거창을 왕복한 운행기록은 그렇지 않았다”고 따지자 김 후보자는 그때서야 “(운행일지에) 그렇게 돼 있다면 인정하고 싶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운행거리가 3만 km면 유류비만도 500만 원이 넘는데 환급할 용의가 있느냐”고 추궁하자 “그렇게라도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가사 도우미’ 문제에 대해서도 처음엔 “가끔 집안일을 도왔다”고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그는 본보가 문제를 제기(20일자 A1면)했을 때도 “한 달에 한두 번 우편물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정도의 도움을 받은 적은 있지만 가사를 도왔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강 의원이 “직접 해당 직원을 만나 조사했다. 그 직원은 지사 사택에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했다”며 조사 내용을 들어보이자 김 후보자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다. 한 달에 한두 번 와서 집안일을 도왔다는 해명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또 박 의원은 “지사 시절 서울 출장 때마다 특급호텔에 머물렀는데 하루 숙박비가 93만 원이나 된 적도 있다”고 따졌다. 김 후보자는 “3, 4일치 숙박료가 누적된 것 같다. 도민을 대표해 일하러 간 지사가 여관에서 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본보가 확인한 경남도 제출 자료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해 6월 8일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로 93만3790원을 쓴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영상=김태호 후보자의 이른바 `7천만원` 해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