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공부모임을 왜 없애나”
洪 “진정한 화합 출발점” 모임 일일이 거명하며 주장
친이 “洪최고 피해의식 있나”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21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진정한 화합의 출발점은 당내 계파의 해체”라며 “모든 계파 모임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결정해 주면 당 대표가 결정해 각 계파에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홍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문제 제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해봉 의원이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동의 안 할 당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책적인 사안을 갖고 논의하는 모임은 해체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구분해 봐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홍 최고위원은 “계파모임의 성격을 띠는 국민통합포럼, 함께 내일로, 여의포럼, 동행, SD(이상득 의원)계 모임 등을 해체해야 한다”며 모임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어 “(모임 해체가 없으면)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추구하는 화합정신에 정면 배치되는 해당행위가 된다”며 ‘계파 해체’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이윤성 의원은 “모임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야지 여기서 일일이 거명하면서 해체를 결의하는 건 무리 아니냐”고 반박했고 친박계 이경재 의원도 “해체하라 말라는 무리한 얘기”라고 거들었다. 결국 이날 계파 모임 해체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소속의 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역 의원이 97명이나 가입해 있다 보니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계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우리는 계파모임이 아닌 공부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2008년 이 모임의 대표를 맡았다. 이 모임에는 서상기 정희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도 가입해 있다고 한다.
범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에 참여한 한 의원도 “73명의 소속 의원 중에는 친박계 주성영 의원과 중립 성향 의원도 많다”며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당내 기반이 없어서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홍 최고위원이 피해의식에서 (해체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했다.
여의포럼의 유기준 간사는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 있지만 공부모임이다. 현안에 대한 정치적 발언으로 계파색을 드러낸 적이 없다”며 “해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