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모든 계파모임 해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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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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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공부모임을 왜 없애나”
洪 “진정한 화합 출발점” 모임 일일이 거명하며 주장
친이 “洪최고 피해의식 있나”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 논란 탓인지 2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지도부들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앞쪽부터
나경원 홍준표 최고위원, 김무성 원내대표, 안상수 대표.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 논란 탓인지 2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지도부들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앞쪽부터 나경원 홍준표 최고위원, 김무성 원내대표, 안상수 대표.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21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진정한 화합의 출발점은 당내 계파의 해체”라며 “모든 계파 모임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결정해 주면 당 대표가 결정해 각 계파에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홍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문제 제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해봉 의원이 “홍 최고위원의 발언에 동의 안 할 당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책적인 사안을 갖고 논의하는 모임은 해체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구분해 봐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홍 최고위원은 “계파모임의 성격을 띠는 국민통합포럼, 함께 내일로, 여의포럼, 동행, SD(이상득 의원)계 모임 등을 해체해야 한다”며 모임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어 “(모임 해체가 없으면)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추구하는 화합정신에 정면 배치되는 해당행위가 된다”며 ‘계파 해체’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이윤성 의원은 “모임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야지 여기서 일일이 거명하면서 해체를 결의하는 건 무리 아니냐”고 반박했고 친박계 이경재 의원도 “해체하라 말라는 무리한 얘기”라고 거들었다. 결국 이날 계파 모임 해체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소속의 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역 의원이 97명이나 가입해 있다 보니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계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우리는 계파모임이 아닌 공부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2008년 이 모임의 대표를 맡았다. 이 모임에는 서상기 정희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도 가입해 있다고 한다.

범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에 참여한 한 의원도 “73명의 소속 의원 중에는 친박계 주성영 의원과 중립 성향 의원도 많다”며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당내 기반이 없어서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홍 최고위원이 피해의식에서 (해체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했다.

여의포럼의 유기준 간사는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 있지만 공부모임이다. 현안에 대한 정치적 발언으로 계파색을 드러낸 적이 없다”며 “해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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