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겨울올림픽 유치 ‘수장’ 없이 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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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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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당선자 직무정지… 혼돈의 강원도
취임식 가능하나 업무 못봐
행정부지사가 직무 대행

1년 남은 평창 유치전 비상
道보직-기관장 인사 표류

눈물 훔치는 李당선자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11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법 1층에서 기자들을 만난 뒤 건물 밖으로 나가다가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 당선자는 항소심에서 도지사직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변영욱 기자
눈물 훔치는 李당선자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11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법 1층에서 기자들을 만난 뒤 건물 밖으로 나가다가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 당선자는 항소심에서 도지사직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변영욱 기자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의 직무정지 사태를 몰고 온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11일 강원도청 직원들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곤혹스러워하면서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다음 달 1일 0시부터 도지사 신분은 되지만 직무는 수행할 수 없게 돼 강원도의 주요 현안 사업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강원도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토대로 도지사 예우 문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행안부 관계자는 “취임식은 공식 업무로 볼 수 없고 상견례 성격이기 때문에 행사 자체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이달 30일까지는 당선자 신분으로 인수위원회 활동과 업무보고를 받는 것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공적인 직무활동을 전제로 제공되는 관사, 관용차, 집무실 등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수는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3개월은 연봉의 70%를, 그 이후에는 40%를 받는다. 업무추진비와 출장비, 직급보조비 등은 받을 수 없다.

도지사 직무는 강기창 행정부지사가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직무대행의 업무 범위 등 미묘한 문제에 대해서는 질의서를 작성해 행안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계획이다.

도가 추진해 온 각종 현안 사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개최지 결정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8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를 비롯해 원주∼강릉 구간 복선전철 조기 착공,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유동성 위기를 겪는 알펜시아리조트 사업 등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국가적 과제인 겨울올림픽 유치가 비상이다. 줄곧 유치운동을 지휘해 온 김진선 지사가 물러나는 데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유치활동에 앞장서 온 이 당선자도 전면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권한대행인 강기창 행정부지사는 이들 사업에 힘을 쏟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사실 어렵다. 강 부지사는 “포괄적으로는 도지사 권한을 대행하지만 내재적 한계가 있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각종 인사(人事)도 문제다. 이달 30일 김진선 지사의 퇴임에 맞춰 조용 정무부지사와 방정기 비서실장의 동반 퇴진이 예상된다. 또 개방형 공모제로 임용된 육정희 보건복지여성국장의 임기도 이때 만료되고 정무특보는 몇 개월째 공석이다. 강 부지사가 이들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공석인 강원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14개 외부 기관장 상당수도 올해 하반기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강원도내 18개 시군과의 협조와 시군 현안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군에서 교체를 원하는 부단체장 인선을 비롯해 도지사의 지원을 받아야 할 지역의 대형 현안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당선자의 직무정지 사태에 대해 도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동일 씨(41·사업·강원 춘천시 퇴계동)는 “젊은 일꾼으로 자부한 이 당선자가 강원도를 위해 열심히 일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직무정지를 당해 매우 안타깝다”며 “이로 인해 강원도의 현안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장노순 강원대 교수(행정학과)는 “도지사 당선자의 직무정지는 강원도 입장에서 상당히 불행한 일”이라며 “강원도의 행정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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