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죄 가능성 높아지자 흠집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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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도덕성 타격… 재판결과 지켜봐야”

여야 정치권은 8일 이번 재판 결과가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한명숙 전 총리를 겨냥한 검찰의 추가 수사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무죄 판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검찰이 흠집내기용 수사를 벌인다”며 “이성을 잃고 마치 술에 취해서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처럼 섬뜩하다”고 비판했다. 한 재선의원도 “이렇게 고구마 줄기 엮듯이 잔가지를 만들어나가는 게 과연 정당한 수사냐”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무죄 판결 가능성을 높게 보며 ‘재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죄판결로 인해 ‘한명숙 대세론’이 당내에서 힘을 얻게 되는 상황에 대해선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판효과는 한나라당의 경선 바람으로 상쇄될 수도 있는데 당이 무죄판결에 도취돼 경선 없이 ‘한명숙 카드’에만 다걸기(올인)하면 위험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한나라당은 “재판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반응이다. 당내에선 무죄 선고가 내려진다 해도 골프와 관련된 해명 등에서 한 전 총리가 이미 도덕적 타격을 적잖이 받았기 때문에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나경원 의원은 “법원의 판단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유죄든 무죄든 국민들에게 한 전 총리는 심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친박계 의원은 “민주당이 한 전 총리 무죄 선고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을 연결해서 ‘공안기관 하수인론’ 등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파장이 클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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