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대 “한나라와 무조건 합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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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前대표 ‘옥중 성명’… “지방선거 후보 내지 말라”
최고위원회의 수용… 이규택 대표 “무조건 항복엔 반대”

친박(친박근혜)계 정당인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가 24일 전격적으로 한나라당과의 무조건 합당을 선언했다. 한나라당과 희망연대의 합당이 성사될 경우 70일도 남지 않은 6·2지방선거의 구도가 급격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희망연대 서청원 전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원들에게 “지방선거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승리를 위해 한 사람의 후보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며 “한나라당과의 합당 문제는 모두 한나라당에 맡기자”고 밝혔다. 서 전 대표는 이어 “친박연대의 창당정신은 ‘살아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며 “태생부터 한시적 정당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면회 온 희망연대 김세현 사무총장, 김진우 조직·총무국장 등에게 이 성명을 구술해 전달했다.

희망연대는 2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 전 대표의 뜻을 수용해 한나라당과의 무조건 합당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조만간 합당을 결의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규택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조건 항복에는 반대한다”며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한나라당에 △양당 공동대표 공동선대위 체제 △지방선거 후보 당협위원장 지분 20% 보장 △서 전 대표의 즉각 사면 등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서 전 대표와 여권 핵심부 사이에 모종의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당이 ‘밀실 합당’을 추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지만 당의 ‘대주주’인 서 전 대표가 결정한 만큼 양당 간 합당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서 전 대표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합당 논의가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본보 기자와 만나 “합당의 ‘키’는 희망연대 측이 쥐고 있다”며 “당헌 당규상 지방선거 공천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지분 보장은 어렵다”고 말해 조건 없는 합당에만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서 전 대표의 제안이 박 전 대표와 사전 조율을 한 것인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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