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한반도 방어 최우선… 불변의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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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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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국방정책 총괄’ 시퍼 美국방부 부차관보

주한미군 해외이동 가능성 문제
‘전략적 유연성’ 표현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 있는 것 알아

유사시 ‘美 지상군 증원 지연’ 논란
초기에는 공군-해군력 중심
한국 지상군 보완역할 충분

19일 오후 미국 워싱턴 국방부 5층에서 만난 마이클 시퍼 아사아태평양 안보담당 부차관보는 ‘전략적 유연성’을 채택한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굳은 약속은 앞으로도 불변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촬영은 보안 탓에 집무실이 아닌 사무실 밖 복도에서 이뤄졌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19일 오후 미국 워싱턴 국방부 5층에서 만난 마이클 시퍼 아사아태평양 안보담당 부차관보는 ‘전략적 유연성’을 채택한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굳은 약속은 앞으로도 불변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촬영은 보안 탓에 집무실이 아닌 사무실 밖 복도에서 이뤄졌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할 미국 국방정책의 근간이 담긴 ‘2010 4개년 국방태세검토보고서(QDR·Quadrennial Defense Review)’에는 앞으로 4년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안보 문제를 어떻게 다뤄 나갈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들어 있다. 19일 미국의 한반도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클 시퍼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부차관보를 단독으로 만나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 탄도미사일방어(BMD·ballistic missile defense) 계획의 한국 참여 문제,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 가능성 등 민감한 현안을 물었다. 시퍼 차관보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빙판에서 넘어져 왼발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목발을 짚은 채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해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에 동행했던 시퍼 부차관보는 21일 현안 협의차 일본 방문길에 올랐다.》―2010 QDR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한미 동맹관계의 지속적인 변화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방위 태세에서 앞으로 한국군이 차지하게 될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 이 모든 것은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구체화될 내용이다. 또 양국의 동맹관계가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문제는 물론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까지 다루는 등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아시아 지역 안보공약을 이행하면서 유지해 온 지속적 국가이익이 있으며 한 행정부가 교체된다고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주한미군의 해외 이동 가능성 문제가 불거졌는데….

(불편한 다리를 추스른 뒤 자세를 바로잡고)“QDR를 읽을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중요한 내용은 한반도의 방어가 현재 주한미군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병력을 직면한 위협에 맞춰 더욱 신축적으로 대응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기를 원한다. 한국과 미국도 도전에 직면해 병력을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표현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을 토대로 특정 목적의 정치적인 토론이 이뤄지는 경향도 있지만 양국 동맹관계의 발전을 고려할 때 항상 유익한 것은 아니다.”

―한반도 유사시 미 지상군 증원의 지연 가능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이 청문회에서 발언한 요지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 탓에 초기 지상군 파견이 지연되고 공군과 해군력에 의존하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미 공군과 해군은 충분한 전투 능력이 있고 (전투에 임하는) 한국의 지상군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2개의 전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군 병력에 재설정이 있을 것이다.”

―한국을 BMD 관심 표명국으로 분류했는데….

(준비해 온 답변자료를 검토한 뒤)“한국이 미사일방어계획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QDR에 명시한 것은 사실이다. BMD 능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지역을 이 계획에 참여시키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함께 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일하고 협력하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이 어떤 능력을 갖고 싶고 어떤 시스템을 구체화할지를 아는 것은 동맹의 중요한 자산이다. 모든 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동맹으로서 협력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며, 최종 단계에서 양국이 모두 만족할 만한 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

―공식 논의를 시작했나.

“한국 정부와 여러 단계에서 오랫동안 논의를 하고 있다.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또 한반도가 처한 위기 상황이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감안하면 북한은 더 진전된 형태의 미사일 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는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전작권 전환 시점에 대한 재논의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있는데….

“이 문제는 지속적인 논의 과제다.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전력 증강이 어떤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매우 정기적인 논의 과제다. 현재까지의 협의 과정에 비춰 볼 때 2012년 4월 전환에 대해 확신한다. 한국군이 필요한 모든 능력을 보유할 수 있고 연합군사 능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가장 위협적인 분야를 지적할 수 있나.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위협에 대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특정한 무기체계가 더욱 위협적이고 어떤 것은 덜하다는 식으로 답하고 싶지 않다. 북한에는 단거리 미사일이 있고 중거리 미사일도 있고 한반도 전역을 사거리로 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한미 양국은 동맹국이다.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한반도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 위협이기도 하다.”

―북한이 두 번의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하고 있는데….

(낮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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