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존경스러운 이낙연 위원장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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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위 4대강 예산 통과’ 환영
민주 의원들 “당 입장 뭐냐” 혼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14일 4대강 사업 예산 4066억 원을 통과시킨 것을 놓고 한나라당은 민주당 소속인 이낙연 위원장(전남 함평-영광-장성) 띄우기에 나섰고 민주당은 속을 끓이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존경스러운 야당 위원장님을 소개하겠다”고 말문을 연 후 “(이 위원장이) 여야 합의로 삭감할 것은 삭감하고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다. 더구나 야당 상임위원장으로서 그렇게 한 것은 너무나 훌륭한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앞으로도 훌륭한 의정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성조 정책위원장도 “이 위원장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농수산위 소속인 이계진 의원은 “이 위원장은 원래 (일을) 잘하는 분”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4대강 예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당론과 배치된 결과가 나왔다며 문제제기를 했고, 정세균 대표도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위원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당에 걱정을 끼친 것은 사과드리지만 농림위 예산안 처리는 이강래 원내대표와의 상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의원들은 “대체 4대강과 관련한 당의 입장이 무엇이냐”며 지도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4대강 사업에 포함된 것으로 규정한 전국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정부안대로 4066억 원을 모두 통과시키되, 이 중 700억 원은 4대강이 아닌 다른 곳의 농업용 저수지를 위해 쓰도록 하는 중재안을 제시해 합의 도출을 이뤄냈다. 이에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고 민주노동당은 “야합의 신호탄”이라며 이 위원장을 맹렬히 비난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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